존 오웬의 죄죽임론(죄억제론)에 나타난 성화론의 은혜와 의무의 상관관계에 대한 개혁주의적 이해 (Ref_o_r_med Theological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Grace and Responsibility on Sanctification in John Owen’s Doctrine of Mortification)

윤종훈 (총신대 교수)


I. 서론 및 문제 제기

17세기 영국의 청교도운동이 1662년에 종식을 고한 이후에도 복음주의 진영을 중심으로 수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지만, 학문적인 영역에서의 퓨리탄에 대한 관심은 자유주의적 신학이 팽배하였던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다. William Haller가 The Rise of Puritanism 이라는 책을 1938년에 출판하고 1957년에 개정판을 내놓을 당시만해도 “이제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작품들을 읽지 않을 것이다”라고 피력할 정도였다.[1] 비록 그의 이러한 입장은 당대의 시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있지만, 퓨리탄 작품들에 대한 관심은 점점 증폭되었다. 초기에는 문학적인 명성(Literary Honours)에 열정적인 자들에 의해 연구되기 시작하다가 보다 최근에는 그 대상의 폭이 넓어져서 퓨리탄들의 작품과 그들의 영성에 대한 관심이 신학자들을 위시하여 목회자들 그리고 열정적인 그리스도인들(studious Christians)에게 까지 퍼져 나가게 되었다.[2]

특히 모든 퓨리탄들 가운데 존 오웬(1616-1683)은 16-17세기 잉글란드 퓨리탄 신학의 절정기이자 완성기에 등장하여 퓨리탄 신학을 구체적으로 체계화시킨 거목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오웬은 다양한 신학적 주제들을 총망라하여 구체적으로 성경적이고도 개혁주의적인 입장에서 논문들을 작성하여 제시하였던 “퓨리탄들 중에 왕자”이자 “실천하는 신학자”(Doing Theologian)로서의 인생을 살아갔던 당대 최고의 양심을 대변한 신학자이자 목회자이며 정치가였다.[3]

오웬의 신학사상을 중심으로 체계화된 퓨리탄 신학은 잉글란드를 위시하여 전 유럽에 복음주의적 부흥과 혁신운동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특히 17세기 당시 잉글란드에서 활동하던 퓨리탄들의 신학사상은 18세기 잉글란드에서 앙글리칸 신학의 한계와 개혁의 미약성을 지적하며 새롭게 부흥의 불길을 지폈던 존 웨슬레(John Wesley)의 신학 속에서, 그리고 영미권에서 대각성 운동(The Great Awaken Movement)이라는 새로운 부흥운동(Revivalism)을 주도하였던 조지 와잇필드(George Whitefield)와 조나단 에드워드(Jonathan Edwards), 그리고 19세기 잉글란드의 케즈윅 운동(Keswick Movement)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물론 18-19세기에 펼쳐진 부흥운동은 신앙고백주의적 전통과 경건주의 그리고 청교도주의라는 삼대 신학의 큰 틀 속에서 양육되었고 발전되었지만, 특히 청교도주의 신학은 전 유럽의 부흥운동의 기본골격을 마련하였다.

최근 들어서 오웬에 대한 연구서들이 조금씩 등장하고 있다. 특히, 오웬의 삼위일체론, 기독론, 성만찬론, 그의 칭의론 및 성경해석학, 그리고 성령론 등에 대해서는 점차적으로 연구가 진척되어오고 있지만, 그의 성화론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4]

오웬의 신학은 한마디로 “연합신학”(Federal Theology)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16-17세기 당시 전 유럽의 개혁주의 신학자들의 특징적인 현상이었으며, 퓨리탄들은 구속사와 성경적인 교리를 보다 체계화시키기 위하여 ‘연합 또는 언약신학의 구도’(Federal or covenant structure)라는 도구를 활용하였다.[5] 따라서 오웬은 영국 퓨리탄 신학의 골격으로 이미 무르익고 있던 이러한 원리를 그의 신학과 목회사역의 하나의 큰 틀(f_r_a_m_e)로 사용하였는데, 이는 언약신학의 기본구도인 인간의 전적타락에 기인한 하나님의 은혜와 신자의 의무의 상관관계이다.[6] 그의 연합신학은 성화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오웬은 24권의 대작을 통하여 인간의 철저한 죄성과 이에 기인한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의 표현으로서의 은혜의 수여를 매우 분명한 필치로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 언약사상(covenant)은 비록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공로로 신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을 지라도 여전히 잔존하는 죄악들(Remnant sins)로 인하여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는 인간의 현실과 성령의 주권적인 사역을 통해서 날마다 새로운 영을 공급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잘 대조해 보여주고 있다.[7]

이러한 인간의 현실과 하나님의 은혜의 상관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명함에 있어서 하나의 문제가 제기된다. 즉, 중생한 신자가 법정적 의미의 칭의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점점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성화의 역사는 과연 오직 하나님의 은혜 사역의 결과인가 아니면 인간의 주권적인 책임론에 따른 노력의 결과인가에 대한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많은 접근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필자는 본 논고를 통해서 성화론에 있어서 하나님의 은혜와 인간의 의무에 대하여 존 오웬을 비롯한 청교도들은 어떻게 이해하였으며, 거기에는 어떤 긴장(Tension)이나 갈등(Struggles)이 존재하고 있는지, 아니면 이를 하나의 조화(Harmony) 또는 협력(Cooperation)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개혁주의적 고찰을 시도하려고 한다.


II. 오웬의 성화론 - Mortification (은혜의 갱신적인 사역의 결과).

비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의 산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을 지라도, 신자는 날마다 죄와의 격렬한 싸움 속에 살아가고 있음을 오웬은 강조하고 있다. 그는 1656년 “신자들의 죄죽임에 관하여”(On the Mortification of Sin in Believers)라는 주제를 통하여 중생의 체험을 통한 회심과 법정적 칭의를 이룬 신자가 죄와의 싸움에서 죄를 억제하고 죽이는 “죄죽임”(Mortification)을 이루어 가야 할 의무와 하나님의 은혜의 상관관계를 잘 조명한 그의 ‘성화론’ 논문을 출간하였다.[8]

오웬은 언약신학(Covenant Theology)에 입각하여 성화론을 펼치고 있다. 그는 언약을 행위언약(the Covenant of Works)과 시내산 언약(the Covenant of Sinai)과 은혜언약(the Covenant of Grace)과 구원언약(the Covenant of Redemption)으로 대별하여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언약의 상관성을 피력하고 있다.[9] 그는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신비적 연합을 언약을 통한 은혜의 유효한 적용으로 표현하고 있으며,[10] 신자의 중생(회심)은 은혜의 이식함(Implantation)으로,[11] 그리고 성화는 은혜의 계속적인 갱신사역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12]

II. 1. 신자의 내주하는 죄의 본질과 통치 - 신자 속에 주입된 한 법 (A Law Implanted within the Saint Heart).

성화론을 다룸에 있어서 오웬은 먼저 죄와 유혹의 본질 및 활동들을 주도면밀하게 고찰하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죄를 제거하는 일은 성화를 이루는 과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13] 비록 신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에 입각하여 하나님의 은혜의 수단에 의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심 이후에도 신자의 마음(mind)과 감정(affection)과 영혼(soul) 속에는 악을 끊임없이 추구하고자 하는 내주하는 죄악의 잔존세력들(remainders)”이 엄청나게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14] 오웬은 잔존하는 죄악의 본질을 롬 7:21-23에서 찾고 있다. 그는 사도 바울이 자신 속에 존재하는 죄악을 “하나의 법”(A Law, 21절)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주지하였다. 내주하는 법은 신자 속에 하나의 법으로 남아 있으며, 롬 8:2에서 고찰해 볼 수 있는 바처럼, 이 ‘한 법’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죄의 존재와 그 본질’(the being and nature of sin)이고, 또 하나는 ‘죄의 세력과 유효성’(Its power and efficacy)이다.[15] 비록 죄의 힘과 위력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하여 이미 손상되어 죄의 뿌리는 억제되고 있지만, 하나의 법으로서 신자 가슴 속에 아직 잔존하는 죄악의 세력은 끊임없이 도전해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비록 내주하는 죄의 세력과 유효성은 계속 존재하지만, 그 효력에 있어서는 신자와 불신자 사이에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내주하는 죄의 힘과 효능은 계속되지만, 신자에게는 선을 행하고자 하는 의지를 끊임없이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주어져 있다”.[16] 이에 대하여 리차드 십스 또한 죄죽임은 온 인류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국한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하나님은 자기의 자녀들로 하여금 무엇이 죄인지를 느끼고 깨달을 수 있도록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시며 그들의 눈들을 지켜주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양심이 계속적으로 온유하도록 이끄시지만, 사악한 자들로 하여금 가장 극악한 범죄에 대해서까지도 눈을 멀게 하신다.[17]

오웬은 내주하는 죄가 중생과 칭의와 성화를 향하여 전진하는 신자들 속에 잔존하여 ‘하나의 법’으로 신자의 삶 속에 항상 “현존”(Present)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는 신자의 영혼과 의지와 감정 속에 일어나는 두 가지 현상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고 있다.

영적으로 선한 의지 가운데 존재하는 놀랄만한 하나의 원리[악 - 필자주]는 하나의 법으로서 이 선한 의지를 거역한다. 즉, 이 반대원리는 악을 내포하고 있는데 선한 것을 반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것 저것의 선에 대한 실질적인 의지와 ‘선을 행하고자 하는 것’은 이 죄의 법의 실재에 부딪치게 된다. ‘악이 나와 함께 있음이라’. 악이 내 바로 옆에 있으면서 선한 목적을 실질적으로 성취하는 것을 반대한다. 따라서 선을 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특별한 방법으로 작동하여 순종으로 나아가려고 할 때, 내주하는 죄는 효과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악과 함께 반역을 일으킨다.[18]

그럼, 이 죄의 법은 어디에 존재할까? 오웬은 이 죄의 법의 좌소는 다름 아닌 마음(heart)에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전 9:3과 마 15:19을 통해 이르길, “타락한 인간을 유혹하며 자극을 주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하는데 이는 죄악으로 이어지게 된다. 모든 이러한 것들의 근원과 발생과 원천은 마음이며, 이러한 것의 좌소, 즉, 활동지는 다름아닌 인간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이다”.[19]

오웬은 성경을 통해 ‘마음’이라는 단어가 다양하게 사용되었음에 주목한다. 마음이란 정신(mind), 이해(understanding), 의지(will), 감정(affection), 양심(conscience), 온 영혼(the whole soul)을 의미하며, 죄악은 온 영혼의 전 영역에 존재하는 것으로 오웬은 이해하고 있다. 타락 후 인간의 마음의 상태는 자신의 상태가 선한지 나쁜지 또는 신실한지 부패한 상태인지를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어두워졌기에, 오웬은 죄악의 사악성이라는 표현보다 오히려 죄악의 좌소에 위치한 ‘마음의 사악성’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더욱 정확한 표현임을 말하고 있다.[20]

그는 “인간이 그리스도의 피뿌림의 역사를 통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됨으로써 인간 속에 내재하던 죄악의 통치(the dominion of sin)는 이미 파괴(broken)되었다”[21]고 말함으로써, 내주하는 죄로부터의 해방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동시에 그는 온 신자가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은혜의 상태아래 삶을 영위하지만, 아직 이 땅 위에 사는 날 동안 죄악이 신자의 마음 속에 살며 거주하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오웬은 이 시점에서 중생자와 비중생자의 차이점을 구분한다. 비중생자는 “죄악의 통치와 멍에”에서 벗어날 능력이 없기에 자의적으로 죄에 노예가 되어 계속적으로 악의 세력에 연합하게 된다.[22] 그러나 중생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죄의 세력을 파괴할 능력을 부여받았기에 자신 속에 내주하는 죄의 잔존세력들을 억제하며 죽여갈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중생자가 이와 같은 하나님의 은혜의 수단의 효과적인 교통의 방식에 대해 잘 인식하지 못할 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말씀과 기도 그리고 여러 다른 은혜의 수단을 통해서 자기의 백성들에게 이를 공급해 주신다.[23] 그러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러한 영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죄의 상태아래 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웬은 자신들의 ‘의지적 결단과 확신의 부족’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죄의 통치가 가능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인간의 의지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죄의 통치에 대한 끊임없는 거부와 정복하고자 하는 의지는 이를 패퇴시키게 한다. 의지는 영혼의 세력과 주권적인 능력을 의미한다. 의지가운데 어떤 원리가 결정되어 작동하든지 간에 여기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는 것이다. 어떠한 생각과 확신이든지 간에 모든 결정은 오직 의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바로 여기에 지혜가 담겨있다. 즉, 자신에 내재하는 죄에 대한 효과와 죄의 통치 사이를 구별하는 자는 이미 평화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24]

오웬은 은혜와 죄악은 같은 시간 속에 같은 영혼 안에 동시에 존재하지만 같은 영혼 안에서 동시에 활동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25] 즉, 한 죄의 법이 격동하여 온 영혼을 사로잡는순간에 은혜의 법이 한 영혼 속에서 같이 등장할 수 없는 것이다. 그 원인을 오웬은 “의지의 결단”으로 돌리고 있다. 즉, 죄의 법이 자신을 사로잡는 과정에서 가장 근본적인 출발점인 자신의 의지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지의 동의없이 죄의 법이 작동할 수 없음을 분명시하고 있다.

[1] Erroll Hulse, Who Are the Puritans? And What Do They Teach? (UK: Evangelical Press, 2000), 27에서 재인용.

[2] Puritanism의 연구사적 고찰에 관해서는 본 필자의 글을 참조할 것. 윤종훈, “English Puritanism 정의와 그 근원적 배경에 관한 연구사적 고찰”,「신학지남」(2003) 겨울호, 통권 제 277호, 252-25; 윤종훈, “Doing Theologian: 청교도주의의 족장, 대들보, 존 오웬(John Owen)의 생애와 사상”, 「신학지남」(2004) 여름호, 통권 제 279호. 보다 구체적인 연구에 관해서는 다음을 참조할 것. Jerald G. Brauer, “Types of Puritans Piety”, Church History, lvi (1987); R. Buick Knox, “Puritanism and Presbyterianism”,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xxi (1968), and his article, “Puritanism Past and Present”,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xix (1966); Peter Lake, “Puritan Identities”, Journal of Ecclesiastical History, xxxv, No.1, January (1984); John Coffey, “Puritanism and Liberty Revisited: The Case for Toleration in the English Revolution”, The Historical Journal, xli, no.4 (1998); Darett B. Rutman, American Puritanism, - Faith and Practice (Philadelphia, New York, Toronto, 1970); Winthrop S. Hudson, “Mystical Religion in the Puritan Commonwealth”, The Journal of Religion, xxviii, no.1, January (1949); John Morgan, Godly Learning (Cambridge, 1988); William M. Lamont, Debate - “Puritanism as History and Historiography: Some Further Thoughts”, Past and Present, no. 44 (1969); Basil Hall, “Puritanism : the Problem of Definition”, Studies in Church History II, ed. G.J. Cuming (1965); Leonard J. Trinterud, “The Origin of Puritanism”, Church History, xx (1951), Christopher Hill, Society and Puritanism in Pre-Revolutionary England (London: Secker & Warburg,1964); Paul Christianson, “Ref_o_r_mers and the Church of England under Elizabeth I and the Early Stuarts”, Journal of Ecclesiastical History, xxxi, no.4, October (1980) ; Patrick Collinson, “A Comment: Concerning the Name Puritan”, Journal of Ecclesiastical History, xxxi, No.4, October (1980); Nicholas Tyacke, The Fortunes of English Puritanism, 1603-1640 (Dr. Williams’s Library, 1989); C.G. Bolam; Jeremy Goring; H.L. Short; Roger Thomas, The English Presbyterians (London: George Allen & Uniwin LTD, 1968); Ronald J. Vander Molen, “Anglican Against Puritan: Ideological Origins during the Marian Exile”, Church History, xlii (1973); Jerald C. Brauer, “The Nature of English Puritanism: Three Interpretations”, Church History, xxiii, June (1954); David Zaret, The Heavenly Contract (Chicago: London, 1985); John Marlowe, The Puritan Tradition in English Life (London, The Cresset Press, 1956).

[3] 19세기 최고의 설교자였던 스펄존은 존 오웬을 향해 “퓨리탄 중의 왕자”(the Prince of Puritans)라고 극찬하였으며, Gordon-Conwell Seminary 교수인 Roger Nicole은 “오웬이야말로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속한 사람들 중 가장 위대한 신학자이었으며, 오히려 Jonathan Edwards 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었다”라고 평가하였고, Allen C. Guelzo는 “오웬은 잉글란드의 칼빈이자 청교도주의의 족장이자 대들보”(The Atlas and Patriach of Puritanism)이라고 칭하였으며, 청교도 역사가인 영국의 Geoffrey Nutall교수는 “오웬을 제외하고 17세기 잉글란드의 역사를 연구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하였으며, 복음주의 신학자인 J.I. Packer교수는 “오웬이야말로 거성들의 시대에 살았던 거성들 중 최고의 인물”이라고 극찬하였다. Allen C. Guelzon, “John Owen, Puritan Pacesetter”, Christianity Today, 878.

[4] 오웬의 성화론에 대한 연구서로서는 Randall C. Gleason, John Calvin and John Owen On Mortification ? A Comparative Study in Ref_o_r_med Spirituality (USA: Peter Lang, 1995)의 박사 학위논문이 출간된 서적과 본 필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들 수 있다. Jong Hun, Yoon, The Significance of John Owen’s Theology on Mortification for Contemporary Christianity ( UK : University of Wales , Lampeter, Ph.D. Dissertation, 2003).

[5] James B. Torrance, “Covenant or Contract?”,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vol. 23 (1970), 51; Sinclair B. Ferguson, John Owen on the Christian Life (UK: The Banner of Truth Trust, 1995, reprinted), 20.

[6] 16세기와 17세기초기 당시 잉글란드에서 활동하던 퓨리탄들은 박해를 피하여 대륙으로 건너가 제네바의 개혁주의자들(Genevan Ref_o_r_mers)과 대륙의 개혁주의자들(Continental Ref_o_r_mers)의 영향하에 federal theology를 접하게 되었고, 잉글란드에 돌아와서 이를 적용함으로써 퓨리탄 신학의 대명사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특히, Edward 정권 당시 널리 알려 졌던 라인강지역의 개혁주의의 지도자들 즉, Peter Martyr, Bucer, Tremellius, Fagius, Dryander 등은 잉글란드에 와서 활동하게 되었고, 메리여왕 당시 국외로 망명했던 퓨리탄들은 Federal Theology의 절대적인 영향하에 다시 돌아오게 되었다. Carl Trueman, The Claims of Truth ? John Owen’s Trinitarian Theology ( Great Britain : Paternoster Press), 1998, 14; James B. Torrance, “Covenant or Contract?”, Scottish Journal of Theology, vol.23 (1970), 51; R.A. Muller, “Covenant and Conscience in English Ref_o_r_med Theology”,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1980), vol. 42, 309.를 참조할 것.

[7] 16-17세기 당시 불링거(Bullinger)와 쯔윙글리(Zwingli)등의 라인지역 개혁주의자들과 에임즈(William Ames)와 존 오웬같은 잉글란드 개혁주의자들에게 있어서 ‘언약’은 성경전체를 일목요연하게 풀어내는 하나의 중요한 열쇠로 간주되었다. Cf. J. Ball, A Treatise of the Covenant of Grace (London, 1645), 6; Charles Hodge, Systematic Theology (Grand Rapids: Eerdmans Pub., 1981), II: 355; L. Berkhof, Systematic Theology (Grand Rapids: Eerdmans Pub., 1988), 263; R. A. Mulller, “The Covenant of Works and the Stability of Divine Law in Seventeenth-Century Ref_o_r_med Orthodoxy”, Calvin Theological Journal, vol.29 (1994), 75.

[8] The Works of John Owen, ed. William H. Goold (Edinburgh: The Banner of Truth Trust, 1983), 이하 John Owen, Works, VI은 “On the Mortification of Sin”, “On Temptation”, “On Indwelling Sin in Believers”, Exposition of Psalm 130”을 포함하고 있다.

[9] Ibid., XVIII: 79, 337; XXI: 230; XXII: 60-71; VI: 472-474; XII: 497; XXIII: 475; X: 163, 236; XII: 497-502; Sinclair B. Ferguson, John Owen on the Christian Life, 21; John Flavel, The Works of John Flavel (The Banner of Truth Trust, 1968), I: 58; Stephen Charnock, The Works of Stephen Charnock (London, 1684), III: 375.

[10] John Owen, Works, XX: 146-159; III: 414; XII: 497-503; XIII: 22; I: 365; II: 8-9; Steve Griffiths, Redeem the time - the Problem of Sin in the Writings of John Owen ( Great Britain : Mentor , 2001), 220; Tudor Jones, “ Union with Christ: the Existential Nerve of Puritan Piety”, Tyndale Bulletin 41 (Nov. 1990), 186-208.

[11] John Owen, Works, III: 303, 307, 310, 313, 282, 216, 219, 317; VI: 204.

[12] Ibid., III: 538.

[13] Ibid.

[14] Ibid., VI: 159.

[15]Ibid., VI: 158-9. 오웬은 사도 바울이 ‘죄의 법’과 ‘죄의 능력’을 신자들에게 강력하게 시사해주고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16] Ibid., VI: 160.

[17] Richard Sibbes, Works, VI: 169.

[18] John Owen, Works, VI: 161.

[19] Ibid., VI: 169-170.

[20] Ibid., VI: 171.

[21] Ibid., VI: 9. 오웬은 롬 6:14을 들어 설명하길, 신자가 율법 아래에서 벗어나 은혜의 법 아래 들어감으로써 죄는 더 이상 그들 통치할 수 없음을 말하고 있다. 그는 “죄의 통치와 은혜에 관하여”(Of the Dominion of Sin and Grace) 라는 논문을 통해서 죄 통치의 정의와 이 통치의 종식이 하나님의 은혜의 법과의 어떤 상관관계에 있는가를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22] Ibid., VII: 509.

[23] Ibid., VII: 510.

[24] Ibid., VII: 512-3.

[25] Ibid., VII: 513.


II. 2. 죄죽임의 신학 (Owen's Theology on Mortification)

II. 2. 1. 죄죽임 정의에 대한 성경적 기초 - 롬 8:13에 대한 분석

오웬은 롬 8:13의 분석작업을 통하여 '신자의 죄죽임 작업을 계속적으로 수행하는데 필요한 죄와 유혹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먼저 그는 만일(If)로 시작되는 조건절은 죄죽임과 생명과의 원인과 결과차원이 아닌 방법과 목적을 보여주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즉, 하나님의 성령을 통한 죄죽임 방법과 영생 즉, 구원을 얻게 된다는 목적을 말하고 있다(롬 6:23).

둘째로, 그는 너희(Ye)라는 단어를 통하여 죄죽임을 이행할 대상은 다름아닌 오직 신자들에 국한됨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8장의 출발이 이미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로 시작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하여 죄죽임을 감당할 것을 명령하고 있기 때문이다(롬 10:3-4; 요 15:5).

셋째로, 오웬은 너희가 성령에 의해(If by the Spirit)라는 문구를 통해 신자의 죄죽임의 의무에 대한 유효한 원인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다름아닌 성령임을 논증하고 있다. 육체의 죄악된 행위를 죽일 수 있는 죄죽임의 조성자(author)는 오직 성령이며, 신자의 마음 속에서 격동하고 있는 이 죄의 세력의 통치가 오직 성령의 사역으로 파괴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그는 몸의 행실을 죽이면(Mortify the deeds of the body)라는 부분을 통하여 죄죽임은 신자의 의무조항임을 분명시 하고 있다. 그는 죄죽임이 성령의 사역임을 논증함과 동시에 신자는 자신의 몸의 행실을 죽일 의무를 가지고 있음을 사도 바울이 명령어 문체를 통하여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웬은 너는 살리니(Ye shall live)를 통하여 죄억제 의무를 수행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확실한 약속이 주어졌음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삶(life)이라는 용어가 그 앞에 등장하는 죽음(death)이라는 단어와 대조를 보이고 있음에 주목한다. 여기서 죽음이란 육체의 죄악의 욕망과 행위를 죽이는 체험을 말한다. 바울이 여기서 말하는 '살리라' 라는 단어는 영생에 들어가는 첫걸음을 의미하기 보다는 성령의 인치심을 통하여 칭의된 신자가 이 땅과 영원한 세계에서 동시에 누릴 영적인 삶의 즐거움과 그 능력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바울은 칭의의 필요성과 그 성취에 관해서 이미 1:18-5:21에서 언급하고 난 후, 6장에서 성화의 본질과 근원을 밝히고 있으며, 7장에 가서는 성화에 대한 율법의 관련성을 다루되 그 능력의 한계점을 상세하게 제시한 후, 8장에서 바울은 신자가 어떻게 생명의 성령의 법을 통하여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될 것인가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12절 그러므로라는 문장의 전환을 통하여 바울은 신자가 하나님의 영의 인도함을 받아서 몸의 행실을 죽이는 죄죽임의 과정을 통하여 영적인 생동력을 이 땅 위에서 현재적으로 누리는 복을 얻게 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해 주고 있다.

II. 2. 2. 죄죽임의 필요성과 유용성 (The Necessity and Usefulness of Mortification).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롬 8:13은 죄죽임의 5가지 요소의 핵심을 보여주고 있으며 명령법(Imperative mood)으로 기술되어 있다. 이 구절을 통하여 오웬은 신자에게 부여된 성화의 의미와 의무 그리고 방법을 분석적으로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그럼, 죄의 비난하는 세력에서 자유케됨을 확신하는 모든 선택받은 신자들이 매일의 삶 속에서 내주하는 죄악의 세력을 억제하고 죽이는 일을 수행하는 죄죽임의 과정이 왜 필요한가? 오웬은 인간의 타락성과 나약성 그리고 죄와 유혹의 가공할만한 위력, 그리고 죄를 억제할 수단을 주시는 성령의 역사에서 죄죽임의 필요성을 찾고 있다. 즉, 중생한 신자일지라도, 그는 육체를 입고 있기 때문에 항상 육체의 소욕(the deeds of the flesh)과 내주하는 죄악을 접촉하면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이다. 죄와 유혹은 항상 신자가 육체의 소욕에 빠지도록 격동하고 있다. 만일 신자가 자신의 삶을 날마다 성령의 은혜를 통하여 성찰하는데 게으르다면, 유혹은 죄를 격동시켜 신자의 의지의 동의를 통하여 죄악의 나락에 빠지게 할 것이며, 영혼의 핍절한 상태를 초래할 것이 분명한 것이다. 신자가 이와 같이 죄억제에 실패하게 될 때, 죄악은 신자의 마음과 감정과 의지를 파괴할 가공할 무기로 다가와 급기야는 영혼의 패망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신자에게는 성령과 새로운 본성이 주어졌기에 내주하는 죄와 욕망의 사악함에 대항하여 싸워가야 할 죄억제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또한 지상 위에 모든 신자들 가운데 완전한 자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하나님 앞에 서는 그 순간까지 신자의 죄죽임의 사역은 필수적인 것이다.

오웬은 롬 8:13의 너는 살리라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죄죽임의 유용성을 피력한다. 그는 신자의 삶의 위력과 평화 그리고 새로운 능력은 오직 끊임없는 죄죽임의 과정 속에서 공급되는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모든 억제되지 않은 죄는 확실히 두 가지 것을 일으키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영혼을 쇠약케하고 그의 위력을 박탈시켜버리는 일이며, 다른 하나는 영혼을 어둡게 하여 그 속에 내재하고 있던 평화와 안식을 제거해버리는 것이다. 이에 반하여 죄죽임을 성공적을 수행할 때 하나님의 모든 은혜의 사역들이 계속적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오웬은 신자의 신실성 유무(the evidence of sincerity)를 다름아닌 죄죽임 사역에서 찾았다. 박스터 또한 신자가 진정 회심한자인가에 대한 증거물을 절대적인 자기포기(an absolute resignation of himself)유무에서 찾을 수 있으며 죄죽임이 없는 성화(to be sanctified without sanctification)는 명백한 모순(palpable contradiction)임을 논증하였다.

따라서, 이 세상에서 영생을 맛본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추악한 죄의 행위를 억제함으로 성화되어야 하되, 영적인 충만한 생활의 힘과 능력과 위안은 오직 육체의 소욕을 죽여가는 데에 달려있는 것이다. 오웬은 죄죽임이 성령의 주권적인 사역임을 말함과 동시에 중생한 신자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 위한 자신의 성화를 이루어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신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의 능력을 통하여 성령이 공급해 주시는 성령의 은혜의 수단으로 자신의 마음 속에 다양한 모습으로 내주하는 죄악들을 억제하며 죽여감으로써 자신을 정화시키고(purify) 성결케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을 수반하고 있다. 오웬은 이러한 작업을 죄죽임, 죄억제(Mortification)라고 명명하고 있다. 여기에서 바로 신자의 성화의 의무가 부과되는 것이다. 신자가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동참하는 성화를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추구하며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성령은 신자로 하여금 죄와 욕망의 사악함에 대항할 수 있는 죄죽임을 가능케 할 수단(means)을 공급해 주신다. 따라서 죄죽임을 통한 완전성에 대한 추구는 신자의 거룩한 의무이자 책임인 것이다.


III. 성화에 있어서 하나님의 은혜와 신자의 의무의 상관성

우리는 지금까지 오웬의 성화론 즉, 죄죽임의 교리의 본질 즉, 죄와 유혹의 본성과 내주하는 죄의 존재와 통치 그리고 이를 억제하는 죄죽임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하여 고찰해 보았다. 그럼, 서론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성령이 성화의 조성자이자 주체라면 신자의 의무와 책임의 영역의 소재는 어디까지이며, 하나님이 신자에게 얼마나 많은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실까? 만일 성화를 오직 하나님의 주권설에 근거를 둔다면 인간의 의무론은 불필요하지 않는가에 대한 상충된 견해가 제기될 수 있다. 즉, 성화 사역에 있어서 성령의 은혜와 인간의 책임과의 어느 부조화 또는 긴장과 갈등이 존재하는가? 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성화론을 다룬 오웬도 역시 이렇게 제기될 문제의 소지를 다음과 같이 인식하고 있었다:

만일 이 사역이 성령의 단독 사역이라면 신자는 어떻게 이 사역에 대하여 이해해야 할 것인가? 만일 은혜와 성화, 거룩함의 시작과 진행과 성장이 오직 성령 사역의 결과에 기인한다고 한다면 이러한 것들이 은혜와 거룩함 가운데 성장시키기 위한 우리 자신들의 노력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 과연 이러한 노력의 의무가 우리에게 명령으로 주어졌는가?

만일 혹자가 죄죽임은 인간 고유의 의무이자 책임이라고 주장하게 된다면 여기에는 성령의 사역을 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없을 것이다. 이와 반대로, 성령을 통한 은혜의 결과로 이해한다면 여기에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감당해야 할 성화를 위한 책임과 의무감을 상실하게 되어 마침내 숙명론(fatalism)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오웬은 중생과 성화의 차이점을 롬 11:6의 주해를 통하여 분명하게 제시하였다. 중생은 새 창조물의 출발점으로서, 이는 주요하고도 유효한 원인(principal efficient cause, 요 3:3-6)이 되시는 성령의 적절하고도 특수한 사역의 순간적이고도 단회적인 사건으로서 인간의 개입과 활동이 배제되어있다. 그러나 성화는 죄죽임의 과정으로서 성령의 은혜와 인간의 의무가 서로 상반되지 않으면서도 조화롭게 점진적으로 이루어가는 과정인 것이다.

III. 1. 하나님의 은혜 - 죄죽임을 위한 하나님의 원리(The General Direction for Mortification).

17세기 당시 프로테스탄트 가운데 퓨리탄들은 오직 은혜를 통하여 신자가 새 언약(the New Covenant)에 동참하게 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자유케 하심과 영광스러운 화해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확신하였다. 따라서, 이들은 영적인 삶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에 근거하고 있음을 확신하였다. 오웬은 신자의 성화 과정 속에서 죄죽임을 가능케 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를 하나님의 은혜에서 찾고 있다.

영적인 삶과 은혜라는 하나의 원리이자 능력과 힘은 우리의 영혼 속에 창조되고 주입되고 역사되어 온 영혼 속에 새겨졌으며 이전부터 그 가운데 영속적이고도 변함없이 거주하는 것으로서 모든 참된 거룩한 행위들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그는 죄죽임을 수행할 수 있는 대상은 모든 사람이 아니라 오직 중생한 신자만이 가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죄죽임(mortification), 자기부인(self-denial), 자기성찰(self-examination), 자기 비하(self-abasement), 자기억제(self-constraint) 사역의 진정한 조성자(Author)이자 충분하리만큼 유효한 원인(Cause)은 오직 성령(Holy Ghost)이기 때문이다. 오웬은 성령께서 이 사역의 유효한 수단이자 원인이 되심을 겔 36:26을 통하여 확증하고 있다. 그는 성령이야말로 인간의 돌같이 굳고, 완고하고, 교만하고, 반항하고, 불신하는 마음을 제거하는 유일한 수단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인 성령론(On the Holy Spirit)에서 신자의 성화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성화는 우리의 온 본성 가운데 행하시는 하나님의 영에 의해 직접적으로 행하시는 사역의 결과이며, 이는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우리에게 주신 평화에 의해 진행되며, 이를 통해 그 분을 닮아가게 된다. 우리는 세상 끝날까지 언약(covenant)의 조건을 통하여 하나님과의 평화를 온전히 유지케 되며, 그분 앞에 책망을 받지 않고 은혜스럽게 용납된 상태를 유지케 되는 것이다. 성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을 통하여 새 언약의 조건과 방침에 따라 모든 죄악의 부정함과 더러움으로부터 신자의 영혼을 깨끗하게 정결케 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새롭게 하며 신자들로 하여금 은혜의 영적이며 습관적인 원리에서부터 하나님께 순종하는 법까지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요약하자면, 성화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의 능력으로 우리의 본성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회복되는 전반적인 혁신(universal renovation)을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성령은 신자가 죄의 욕망의 실질적인 활동들을 억제하며 죄죽임의 열매를 효과적으로 맺어가도록 신자의 마음과 의지와 감정에 하나님의 은혜, 즉 거룩함과 영적인 삶의 원리를 공급하며 심어주는 협력하는 자임은 오웬은 확증하였다: 성령은 신자의 마음(mind)속에 영적인 방법으로 영적인 것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능력을 공급해 주시며, 신자의 의지(will) 가운데 과거로부터의 해방(liberty), 자유(freedom), 그리고 영적인 것들에 동의하며 선택하며 포용할 능력을 주시며,오랫동안 죄악의 철저한 종이자 도구였던 신자의 감정(affection)이 하나님에 속하여 살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해 주신다. 오웬은 이러한 은사들이 그리스도에 십자가에 입각하여 오직 성령을 통해서 신자 가운데 전달되고 주어지게 됨을 강조하고 있다(요 15:5). 그러나, 중생하지 못한 자는 그 마음 속에 성령의 역사가 없으며, 성령을 좆아 살아 가기를 게을리 하는 신자는 결코 성령의 능력을 얻지 못하므로 죄죽임을 성공적으로 실행해 갈 수 없는 것이다.

만일 신자가 육체의 소욕을 거부할 수 있는 영적인 능력에 대한 추구를 게을리 하거나, 성령의 훈계를 경홀히 여기면, 그는 점점 죄죽임의 원리를 제공해 주시는 하나님의 선하심, 돌보심, 지혜, 은혜, 사랑을 저버리는 죄를 쌓아 가게 됨으로써 죄죽임의 사역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그는 비록 신자에게 복음에 합당한 거룩성을 유지하기 위한 의무와 책임이 부여되어 있지만, 성화의 열매와 결과는 오직 성령의 사역에서 파생되어 나온다는 진리에 대하여 육적인 이성의 눈으로는 결단코 식별할 수 없는 신비적인 현상임을 피력하였다. 오웬은 신자가 모든 죄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성령께서 공급하시는 죄죽임의 실질적인 원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The blood of Jesus Christ)과 '믿음'(Faith)에 근거하고 있음을 논증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 없이는 결코 내주하는 죄를 억제하며 죽일 수 없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유효한 원인이 되기에 모든 신자의 죄악을 즉각적으로 정결케 한다. 비록 하나님의 영은 인간의 추악한 죄악을 깨끗하고도 정결하게 용서해주시지만, 이러한 용서의 근거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보혈의 공로에 있는 것이다. 그의 아들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우리를 모든 죄에서 깨끗게 하실 것이다. 그리스도의 피는 희생제물이 되어 하나님 앞에 드려지게 됨으로써 속죄와 화해를 이루어 영원한 구속을 성취하게 되었으며, 이 보혈은 영원하신 성령을 통하여 신자의 양심에 뿌려지게 됨으로써 죽은 행실에서 깨끗하게 하신 것이다(히 9:12-14). 인간의 자연 양심(natural conscience)은 죄의 오염 정도를 깨닫고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만, 이 양심은 신자를 깨끗게 하는 그리스도의 피로 인도할 능력은 없는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보혈은 항상 뜨겁고 따뜻하여서 모든 신자의 추악한 마음과 정신과 감정을 반복이고도 계속적으로 청결케 하기에 충분하며, 성령이 이를 날마다 신자에게 공급해주는 것이다.

성령은 신자로 하여금 거룩하고 정결한 삶을 살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신자에게 특별히 적용시키는(especial application) 사역을 수행하는 것이다. 오웬은 성령의 사역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에 근거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므로 복음주의 신학자 파커교수(J.I. Packer)가 성화론에 있어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오웬의 가르침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성령에 집중되어 있다고 지적한 점은 정당한 것이다.

오웬은 죄죽임의 한 방편으로서 믿음의 역할을 강조한다. 즉, 내주하는 죄를 제거하는데 있어서 진정한 도구(tool or instrument)인 믿음이 없이 이를 추구하는 행위는 가장 미친 짓(the greatest madness)인 것이다. 오웬은 비록 신자가 지치고 피곤한 상태에 있을 지라고 그리스도께 접붙인 믿음(insition or grafting in Christ by faith)을 통하여 자신의 내주하는 죄악의 헛된 망상(distemper)을 정복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요 15:3). 오직 그리스도안에 접붙임을 받은 자만이 죄죽임이 가능한 것이다.

앞서 살핀 바처럼, 그리스도의 피가 악의 활동을 파괴하였고(딛 2:14) 그 보혈은 그의 백성에게 뿌려져서 그들의 죄를 씻어 정결케 하셨기에(히 9:14), 그리스도에 근거한 믿음은 온갖 욕망과 죄악의 세력으로부터 자유케하는 것이다. 제레미 테일러(Jeremy Taylor)는 이르길, 죄죽임의 가장 첫째되는 위대한 도구는 다름 아닌 믿음이라고 하였으며, 리차드 십스(Richard Sibbes)는 신자의 죄죽임의 가능성을 믿음에서 찾았다.

어떻게 하나님의 은혜가 신자의 의무를 일으키게 되는가? 라고 혹자가 질문할 때,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은혜는 신자의 마음 속에 있는 믿음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답변할 것이다. 믿음은 그리스도의 승리를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처럼 오웬은 그리스도에 접합된 믿음(faith laid up in Christ)의 행위를 통하여 신자는 자신의 죄의 성향(distemper)들을 정복해 갈 수 있기 때문에, 신자는 그리스도를 통해 주어지는 죄로부터의 구원을 기대하는 믿음을 통하여 자신의 마음을 강하게 해야 하는 것이다.

III.2. 신자의 의무(책임) 죄죽임을 위한 구체적인 수단들 (The Special, Progressive Direction for Mortification)에 대한 적극적 활용

오웬은 죄죽임을 위한 신자의 노력과 의무에 대한 일반적이고도 근본적인 원리와 보다 구체적이고도 세밀한 지침을 제공한다. 그는 신자의 죄죽임은 성령의 사역이며, 이 사역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 공로에 근거하여 성령께서 은혜의 수단들(the means of grace)이라는 통로를 신자들에게 수여하심으로 가능케 되었다. 오웬의 용어에 의하면, 신자는 성령에 의해 창조된 습관들(Spirit-created habits)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성화의 사역 즉, 죄죽임을 진행시켜 갈 수 있는 것이다. 은혜의 습관은 오직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부여된 것(infused)들로서 이를 통하여 신자는 거룩한 삶으로 진행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17세기 당시 퓨리탄 지도자의 대표격인 오웬과 박스터는 성화론에 있어서 성령의 은혜와 인간의 의무의 상관성에 대한 차이점을 보여주었다. 오웬은 성화에 있어서 두 개의 패러다임 중 성화는 신자의 의무이지만 죄억제의 궁극적인 조성자이신 성령의 사역의 결과에 기인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즉, 성령의 은혜의 수단이 신자들에게 수여되지 않는다면 신자로서는 아무 것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박스터는 성령이 성화의 근거임을 주장함과 동시에 신자의 영적인 삶에 있어서 최선의 순종적 노력을 다해야 함에 한층 더 무게를 두었다. 이러한 박스터의 입장에 대한 오웬의 부담은 인간의 노력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성화의 열매가 신자 자신의 노력의 산물로 여겨질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다. 이처럼 오웬과 박스터의 성화의 사역에 관한 입장은 신학적 차이가 아닌 강조점의 차이를 두고 있다.

오웬은 하나님께서 주신 '성령의 수단들'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에의 참여, 교회의식(ordinance), 규칙(prescriptions), 공적 예배, 성도의 교제, 금식, 설교, 열정적인 매일의 기도와 죄고백(daily prayers and confession), 종말에 대한 묵상(meditation), 말씀연구(reading), 자신의 영혼에 대한 신중한 관심 등과 같은 보편적인 순종 안에서의 신실함과 부지런함이 요구됨을 강조하였다. 당시 청교도들은 이러한 수단들이 은혜언약을 통해 성령에 의해 주어진 것으로 이해하였다. 오웬은 이처럼 성령을 통하여 성화를 위해 주어진 요소들을 복음적 수단들(the gospel means)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렇다면 신자의 의무는 무엇이며 어느 정도를 이루어가야 할까? 오웬은 신자의 성화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뿌림의 역사에 근거한 성령의 적용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과정으로 이해하면서도, 신자가 내주하는 죄(Indwelling sin)를 억제하고 죽이기 위해서 끊임없이 죄악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투쟁해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신자는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 자신의 마음(heart), 정신(mind), 감정(affection) 속에 내주하는 죄악이 항상 잔존하기 때문에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서 성령께서 시여하시는 '수단들'을 통하여 죄를 억제시키며 죽여가는 작업 즉 죄죽임의 사역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죄죽임의 의무는 신자의 하나님에 대한 자연적인 응답인 것이다.

성경과 자신의 경험담이 말해주듯이, 이러한 전제는 복음주의적 죄죽임론(the whole doctrine of evangelical mortification) 전체의 배경을 형성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신자들이 한 평생 살 동안 감당해야 할 부여된 의무이며, 이 의무를 수행함이 없이는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성취해갈 수 없으며, 이 의무는 어느 것도 방해할 수 없는 것이다. 무신론적인 무분별한 힘이나 또는 영적인 자만에 빠진 열광어린 의무수행은 자신의 비참한 상태를 인식하는데 실패하게 되어 절대 완전주의라는 환상의 나락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처럼 오웬은 신자가 성령을 통해 주어진 은혜의 수단들을 최대한 적용하고 활용해야 할 사명과 의무, 책임이 부과되어 있음을 힘주어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일차적으로 신자의 성화에 있어서 은혜의 수단을 효과적으로 사용함에 있어서 매우 어려운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다름아닌 '신자 마음, 정신, 감정 속에 내주하는 죄악들'(Indwelling and remnant sins)에서 찾았다. 그러므로 신자는 자신 속에 거하는 죄악을 철저히 인식하고 죄를 억제하며 죽여가야 한다는 원리 즉, '죄죽임교리'(Mortification)를 성화의 절대적인 원리로 규정하게 된 것이다.

오웬은 죄죽임의 의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세가지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성화의 과정은 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점진적이고도 진보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신자는 내주하는 죄악의 뿌리와 근본원리를 보다 습관적으로 약화(habitual weakening)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모든 욕망은 신자의 마음으로 하여금 죄악을 계속적으로 추구하도록 하는 타락한 습관과 성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정과 욕심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함께 못박은 자는(갈 5:24) 그의 피 공로를 통하여(고후 4:16) 옛사람은 이미 파괴되었기에 이젠 더 이상 죄의 노예의 신분이 아닌 것이다.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동참한 자는 그리스도의 힘과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이러한 신자가 내주하는 죄악의 뿌리를 습관적으로 약화시킬 때, 이러한 죄악들은 더 이상 그를 유혹하거나 왜곡시키거나 선동하거나 불안케 하지 못한다.

또 다른 하나의 원리는 내주하는 죄와의 끊임없는 전투이다. 다윗에서 발견할 수 있는 바와 같이(시 40:12), 신자는 죄에 억눌릴 때 죄악의 위력에 압도되어 근심과 신음과 고통을 수반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죄의 세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먼저 무엇이 자신의 진정한 대적인지 철저히 분별하되, 전투에 임하는 첫 번째 임무는 대적이 신자를 성공적으로 제압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과 계략(wiles)에 대하여 정통해야 한다.

죄죽임의 증거에 대한 마지막 원리는 죄의 움직임과 활동들에 대하여 민감하게 대처하는데 빈번히 성공하는 것이다(frequent success). 이는 단지 내주하는 죄에 대한 일시적이거나 잠정적인 정복이 아닌, 완전히 정복할 정도로 승리를 거두는 일을 의미한다. 가령, 마음을 유혹하고 육체의 일을 이루기 위해 상상의 산물이 흥기하여 욕망을 이루고자 하는 죄악을 발견하였을 때, 신자는 이를 그리스도의 사랑과 하나님의 법 앞으로 가지고 와서 이를 기소하고 완전히 처형시켜 버려야 한다. 이러한 내주하는 죄의 성향들 (세상을 사랑하는 마음과 세상 양심 그리고 더러움)은 신자의 빈번한 승리를 통하여 은혜언약의 방침에 따라 양심의 평화를 공급해 주시는 성령의 은혜사역을 통하여 신령한 마음과 거룩하고 정결한 마음과 양심으로 변화의 역사를 이루어가게 되는 것이다.

오웬은 죄의 침입과 죄악의 사특함에 대항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끊임없는 자기 비하(Self-abasement)와 자기 죄에 대한 탄식은 죄죽임의 기초가 되며, 죄죽임은 참회의 본질이 된다고 하였다. 그는 이러한 거룩의 의무는 신자의 순종과 철저한 노력을 통해 이루어 가되, 부분적이 아닌 보편적이고도 영혼의 전 영역에서 급작스럽고도 고르게 그리고 끊임없이(instantly, evenly and constantly) 이루어가야 할 신자의 책임임을 강조하였다. 비록 중생의 체험을 통해 신자가 된 신실한 자일지라도 모든 신자가 욕망과 유혹과 죄의 사특한 세력과 압박에서 자유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죄의 통치를 거부하고 이를 죽여가는 삶을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인간의 의무가 단지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함으로써 성취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중생한 자로서 죄죽임의 조성자가 되시는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그를 통해 주입된 복음적 수단들을 최선을 다해 사용할 때에 비로소 감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III. 3. 성화에 대한 다양한 입장들

오웬이 활동하던 당대에도 성화론의 책임소재 문제로 인하여 죄죽임을 성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었다. 당시 유행하던 교황주의자들(Popists -이는 당시 로마 카톨릭을 지칭하는 용어로서 오웬을 비롯한 당시 퓨리탄들이 즐겨 사용한 표현임)은 육체의 고행을 통해 성화를 추구하고자 노력하였다. 오웬의 말을 빌리자면, 그들은 성령과 예수 그리스도의 피뿌림의 역사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성화의 방법들을 동원하여 성화를 이루고자 시도하는 혼동을 가져온 것이다. 즉, 죄억제를 금욕(austerities), 훈육(disciples), 금식(fastings), 자기 고행(self-maceration)등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피뿌림과 성령의 은혜의 수단에 근거하기 보다는 오직 자기 자신의 모진 학대와 자기 책망을 통하여 이루고자 하였던 것이다.

당시 퀘이커 교도들은(Quakers) 관습적인 구걸행위(begging habits), 쇠약해진 용모(macerated countenances, severe looks) 등 죄를 죽이는 일을 감당하고자 거의 쓰러지기 일보 직전까지 버티어가는 고행생활 자체가 죄죽임의 방법으로 이해하였다. 이는 당시 로마 카톨릭의 수도사들의 유행에 따른 방법으로서 회교도(Mohammedans)에서 고안된 방식을 그대로 채택하여 성화를 이루어 가고자 하였다. 이러한 방법은 인간의 의무와 책임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자기 스스로 고행을 통하여 완전주의에 달성할 수 있다는 꿈을 실현시키고자 시도한 인간적인 발상에 근거한 것이다.

당시 알미니안주의자들(Arminians)들은 인간의 자유와 기회 그리고 반응(freedom, choice and response)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하나님의 은혜의 방법론 보다 인간의 역량(capability)을 더 우위에 두는 경향이 있었다. 따라서 오웬은 알미니안주의에 대한 해부(Display of Arminianism, 1642)라는 논문을 발간하여 알미니안주의와의 논쟁점인 예정론과 인간의 자유의지의 한계에 대하여 자세하게 대조하며 논증하였다.

오웬은 소시니안주의자들(Sosinians)의 비성경적이고도 복음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난 그들의 성화론의 문제점들을 해박한 지식을 동원하여 지적하였다. 그는 하나님의 정의에 관한 논문(A Dissertation on Divine Justice, 1653)과 복음주의에 대한 옹호(Vindiciae Evangelicae: or, the Mystery of the Gospel Vindicated and Socinianism Examined, 1655)라는 두 개의 논문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속죄는 하나님의 정의를 이루는데 있어서 절대적으로 유효함을 구체적이고도 심도 있게 논증하였다. 특히, 잉글란드에서 소시니안파의 정신적 지주였던 존 비들(John Bidle)은 삼위일체론과 성령의 인격성, 그리스도의 속죄설, 원죄론에 대하여 회의감을 표명하였는데, 오웬은 아담 아래 모든 인간은 죄로부터 완전히 자유할 수 없으며, 내주하는 죄를 성령의 은혜의 수단을 통하여 날마다 억제하고 죽여감으로써 성화를 이루어가야 할 것을 논증하였다.

한편으로 율법폐기론자들은(Antinomians)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강조함으로써 은혜를 통한 신자의 끊임없는 노력과 헌신을 약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들은 중생, 칭의, 성화의 전 과정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의 결과이며 여기에 신자의 책임과 의무가 절대 개입될 수 없다는 입장에 서게 되었다.


IV. 결론적 고찰: 양자간의 조화와 일치(Coordinating and Accord), 아니면 갈등과 긴장 (Discord and Tension)?

지금까지 살펴본 오웬의 죄죽임론에 나타난 성화론에는 두 가지 요소가 강조되어 있다. 즉, 신자의 거룩은 인간의 의무이며, 이는 오직 성령의 은혜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등장할 여지가 있는 성화론의 갈등설에 대하여 오웬은 한마디로 일축한다. 즉, 성령의 사역과 신자의 의무 사이에는 결코 어떠한 갈등과 긴장(Discord and tension)이 존재하지 않고, 오직 조화와 일치(Harmony and Consistency)로 일관되어 있음을 주장한다.

그럼, 이 갈등의 여지가 있는 상반된 두 개의 주체의 하나됨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오웬은 이를 적절하게 설명하기 위해 '원예 메타포'(Horticultural Metaphor)를 사용하여 영국에서 유행하는 정원가꾸기(gardening)로 실례를 든다. 만일 어떤 사람이 자신의 정원에 심겨져 있는 귀한 허브나무를 바라보는 것으로 족하고 그대로 둔다면, 거기에는 온갖 잡초들이 함께 자라나게 될 것이다. 비록 그 정원에 허브나무가 그대로 있을 지라도 잡초들로 인하여 상태가 빈약해지고 시들어져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머지않아 그 허브는 잡초들에 의해 말라 비틀어져 그가 발견하였던 허브나무의 위치 어디인지도 찾지 못할 정도로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자기가 가장 좋아하던 허브가 심겨진 사실을 발견한 이후부터 계속적으로 온도와 습도를 맞추며 정성을 다하여 가꾸어가면 비록 그 땅이 박토이며 쓸모없는 곳일 지라도 점점 그 허브는 번창하게 자라서 여름 날에 시원한 그늘을 제공할 정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신자의 마음속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근거한 성령의 은혜가 심겨졌다(planted). 성령의 은혜가 주어지기 전에는 결코 내주하는 죄악에 대적할 능력을 소유하지 못했지만, 은혜의 수단이 주입된 이래로(infused) 성령이 제시한 다양한 수단들을 동원해서 죄와 유혹을 날마다 극복하며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것이다. 중생한 신자는 성령의 은혜의 수단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도록 최선의 노력과 열심을 다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부여되었다. 그러나, 만일 이러한 노력을 소홀히 하게 될 때, 신자의 마음과 정신과 감정은 게으름쟁이의 터전이 되어 성화의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오웬의 죄죽임론에 의한 성화론에 있어서 하나님의 은혜와 신자의 책임론의 상관관계는 다음과 같이 집약할 수 있다. 신자의 성화사역은 자신의 능력과 역량을 떠난 성령의 주권적인 사역을 통해서 주어진 은혜의 수단의 지원을 받음으로 비로소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신자의 복음적 죄죽임의 의무는 취사선택 사항이 아닌 피비린내 나는 전투적이고도 즉각적으로 취해야 할 신자의 과제인 것이다. 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신자는 복음의 수단들 즉, 성령에 의해 조성된 은혜의 습관 특히, 열렬한 기도와 말씀 묵상과 청종 그리고 죄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심을 통하여 호흡이 끊기는 그 순간까지 내주하는 죄와의 험한 전투에서 승리하는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오웬의 성화론의 이러한 특징적 구조는 그의 25권이나 되는 방대한 저작집 행간에 흐르는 사상인 인간의 인식론적 명확성(Epistemological clarity)을 상실한 철저히 무능력한 상태의 죄론(Hamartology)에 근거하여 풀어나가고 있음을 고찰할 수 있다. 동시에 그는 성화론의 해결책을 인간의 목적론적 관점(teleological angle)에서 그 해답을 구현코자 한다. 즉, 인간의 삶의 목적과 신학함의 목적이 과연 무엇이냐? 라는 점이다. 이는 인간의 진정한 행복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방식인 하나님과의 가장 거룩하고 정결한 그리고 달콤한 연합(a most holy, pure and sweet communion with God)이며, 죄인의 영원한 구원적 은혜와 하나님의 영광을 칭송하며 기리는(cerebrate) 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목적론적 구도를 형성해가는데 있어서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 되는 것 - 하나님과의 연합적 순종을 방해하는 죄와 유혹- 들을 극복해 갈수 있는 절대적인 도구인 성령의 죄죽임의 은혜의 수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하나님 앞에 진정 인정받는 삶(the live acceptably before God)이라는 인간의 존재론적 목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갈 수 있음을 주장하였다.

오웬의 성화론은 단순히 성경적 도그마를 체계적으로 논증하는데 그치기 보다는 그의 풍부한 체험적인 목회(a profound experiential ministry)를 통한 목회론적 차원(pastoral perspective)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그의 신학의 큰 틀인 은혜신학(Grace Theology) 관점에서의 성화론을 비롯한 그의 모든 신학작업을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성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에 있어서 신자가 철저하게 노력해야 할 방식에 대하여 매우 구체적이고도 세밀하게 제시함으로써 인간의 의무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은혜와 의무와의 양자간의 조화는 그의 신학의 요체가 되는 기독론과 성령론에 입각한 그의 신학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ABSTRACT

Title: Ref_o_r_med Theological Understan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Grace and Responsibility on Sanctification in John Owen's Doctrine of Mortification.

By, Dr. Jong Hun, Yoon.

In the historical unfolding of the doctrine of sanctification, a great deal of debate had centred on the agent of believers' sanctification. In the Arminian perspective, the responsibility for sanctification was placed on man himself, whilst the Calvin position considered this to be a supernatural and gracious work of the Holy Spirit.

Owen also felt a kind of tension between the grace of the Spirit and human duty in the process of mortification. In dealing with the believers' sanctification, most puritans, William Perkins, Richard Sibbes, Richard Baxter, and Thomas Manton among them, acknowledged that mortification has two aspects: passive and active.
Owen gave the priority to and emphasized the grace of the Holy Spirit more than the actions and duties of human beings in the tension between the grace of God and the duty of men in Mortification. At the same time he did not overlook the importance of the believers' duty by using the example of horticultural metaphor: the tree has its own principle of growth in itself- it has a seed, a root, leaves and a stem. All grace is immortal seed, and contains in it a living, growing principle. If believers are not supplied with grace like dew from heaven in their wills, minds and affections, their souls will decay and die. If they are, their souls will thrive and grow, although it is impossible to discern the process of thriving and growing, except by the manifestation of the fruits and effects that can be seen.

To explain it more clearly, Owen suggested the general and particular, practical directions at length for mortification. By these directions, he urges his readers to watch for the dangerous symptoms of the sinful nature in us, and that we should set faith at work on Christ for the killing of our sin and should lean upon the Holy Spi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