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공동체 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학교에 다녀 온 아들이 하루는 심통이 잔뜩 나서 집에 왔습니다. 아마도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이 있었나 봅니다. 이유를 묻는 아빠에게 아들은 평소에는 입에 담지 않는 심한 욕설을 뱉어냅니다.
아빠는 아들을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사랑하는 아들 안에 분노와 억울함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아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언어로 표현됩니다. 아빠는 아이를 가만히 안고 말합니다.
"지금 화나고 힘든 네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것은 너와 어울리지 않아. 너는 하나님의 자녀니까, 그리고 너는 내 아들이니까...”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그 특권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누구에게도 이야기하기 힘든 속내도 아버지 되시는 하나님께 말합니다. 또 때로는 염치없이 자꾸 부탁하기도 합니다. 그냥 아무 말 없이 아버지를 부르며 울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변덕도 부리고, 땡강도 부리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됨의 특권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이런 특권을 누리면서 우리는 가끔 아버지의 자녀로서 어울리지 않는 생각과 행동과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가 성경을 읽지 않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서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매일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서 나를 향한 아버지의 뜻을 헤아리지 않고, 지켜나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만년 젖먹이 아이’ 같은 모습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갓 태어난 아이가 엄마, 아빠의 마음을 헤아립니까? 아니요, 그렇지 못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해가 더할수록 우리도 성장해야 합니다. 나를 향한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십시오.
